racket.jpg


일전에 서울 갔을 때 아내와 인사동에 들렀다. 종로에서 일을 보고 산책 겸해 나섰는데 길에서 탁구채로 뭔가를 계속 쳐올리는 분을 만났다. 수지로 만든 날개 끝을 고무로 감싼 '하늘팽이'라는 것인데 바람개비처럼 회전하는 물건이었다. 재미나 보여 한 개를 사왔는데 서랍 속에 넣어두고 잊어버렸다. 지난 며칠 동안 감기몸살로 고생하다 문득 이 하늘팽이가 떠올랐다. 약 기운 속에 둥둥 떠다녀서였는지 아니면 목까지 칭칭 동여매고 집 안에만 있는 게 답답해서였는지 밖에 나가 하늘팽이를 치고 싶어졌다. 그렇다고 탁구채를 사기도 그렇고 해서 하나 만들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탁구채 도면을 구해 합판을 대고 자른 후 손잡이 부분만 단단한 나무로 덧댔다. 진짜 탁구채라면 고무로 덮어야 할 텐데 이건 하늘팽이 전용이니 그럴 필요는 없다. 대신 나무를 매끄럽게 다듬기 위한 사포질의 연속. 방진 마스크를 쓰고 굵은 사포에서 시작해 가는 사포로 바꿔가면서 연마했다. 프라이머를 바르고 하루 말린 후 다시 사포질을 하고 오일 스테인을 다시 먹였다. 무슨 정신이었는지 기운도 없었지만 이른 아침 목공소에 앉아 사포질로 몽롱한 상태를 떨쳐내려 했나보다. 오늘 보니 오일이 다 마른 듯해 시연 해보려고 꺼냈는데 하루 종일 비가 온다. 이런.


  • 하늘새

    2015-05-02 10:03
    새로운 올림픽 종목이 될지도 모르겠네요.
  • 내일

    2015-05-02 19:56
    전국체전에라도 들어가면 제가 금산 대표로... ㅎㅎ
  • vento

    2015-05-07 06:01
    알고나니 귀하게 느껴지네. 대부분 그렇듯이^^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