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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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들... '호기심' 과 '점박이'.


표범이가 낳은 5남매 중 남은 두 형제입니다. 길냥이들의 수명이 짧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던 터라 매일 아침 밥 먹으러 오는 아이들을 확인하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혼자 있는 아침엔 가서 데리고 와야 밥 줄 거라며 협박 아닌 협박도 하고..ㅎㅎㅎ

어쩌다 보니 아침, 저녁으로 밥을 챙겨주게 되었고 안 보이면 별걱정을 다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


점박이는 식탐도 많고, 질투도 많은 아이라서 크게 걱정이 안 되는데..(사냥도 잘 하더라구요.) 엄마를 쏙 빼닮은 호기심은 밥 먹는 속도도 느려서 늘 점박이에게 밥을 뺏기기 일수인 데다 욕심도 많지 않아 점박이가 밥그릇을 탐내면 쿨하게 자리를 비켜주곤 합니다. 그게 제 속을 뒤집어 놓긴 하지만요. (제가 호기심을 좀 더 좋아해서...ㅎㅎ)

그래도 형제는 형제인지.. 둘이 죽일 듯이 장난치며 놀다가 어느 순간 돌아보면 이런 애틋한 장면을 보이곤 합니다.


어제는 호기심이 밥도 못 먹고, 식빵 자세로 가만히 앉아만 있어서 살펴보니 감기에 걸린 듯 하더라구요.

머리도 뜨겁고, 콧물도 나오고... 잠시 고민하다가 작은 상자에 호기심을 넣어 난로 앞으로 데려왔습니다.

낯선지 몇 번 힘겹게 두리번거리더니 이내 상자에 몸을 넣고 깊은 잠에 빠지더라구요. 한 두시간이 지나고 기운이 좀 났는지 눈도 마주쳐주고, 만져주니 그루밍도 하길래 한시름 놓고, 혹시라도 점박이가 찾을까 싶어 다시 원래 자리로 돌려놓았습니다. 미안한 맘이 있었지만... 호기심도 저희 맘을 알았는지 상자 안에서 다시 잠들었습니다.


오늘 아침. 몸이 조금 나아졌는지 호기심이 밥을 먹더라구요. 조금은 힘겹게요.

그런데.. 식탐 왕 우리 점박이. 자기 밥을 먹다 말고 호기심 밥그릇을 탐내다가 저에게 딱 걸렸습니다.

' 내 이~~~~~~~~~~~~~~~~~ 놈!!!!! 니 형제가 아파서 하루를 못 먹고 오늘 처음으로 먹는데.. 그걸 뺏어먹고 싶냐!!!!'

목덜미를 잡고 호기심이 힘겨운 식사를 끝낼 때까지 점박이와 힘겨루기를 했습니다.

조금 유치한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형제끼리 의리가 있어야지 않습니까! ^^


오늘도 아이들에게 말합니다.

'점박아.. 고만 좀 뺏어먹자. 너 살쪘어. 호기심. 며칠전엔 혼자 새도 잡아 먹더니 왜 아프고 그래.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 haru

    2019-12-16 21:07
    우리 커피 생각나게 하는 외모네...^^ 나는 왜 고양이 밥챙겨주는분들 보면 막 다 감사하고 막.. 좋고...ㅋㅋ 그르타.. 길냥이 수명이 3년이라는데.... 한겨울에 밥이라도 얻어먹을수 있어서 이놈들은 복이 많넹~ㅎㅎ
  • 써니

    2019-12-19 12:40
    겨울이어서 그런지 아침, 저녁으로 밥을 주는데도 늘 배고파 하는거 같아. 더 줄까 싶다가도 살들이 제법 쪄서.. 안되지 싶고..ㅎㅎ 며칠 전부터는 다른 새끼 냥이 오는데 워낙 겁이 많아서 밥을 줄 수가 없다. 먹으라고 두면 다른 아이들이 다 먹어버리고, 기다렸다 주려고하면 도망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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