깻잎 지옥

어제 할머니들과의 동네산책이 끝날 즈음 할머니께서 물으셨습니다.

'낼 깻잎 딸 건데 좀 줄까? 깻잎 김치 담을텨?'

'그럼.. 조금만 주세요~!' ^^


아침부터 소리 없이 비가 내려 방안에서 뒹굴거리고 있는데 할머니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어이~. 깻잎 가져가!'

뛰어나가 보니 우산을 쓰시고 소쿠리로 한가득 깻잎을 담아 오셨더라구요.

얼른 부엌에서 바구니 하나 들고나와 깻잎을 반쯤 덜어 담고는 '잘 먹겠습니다~!' 했더니

'다 담어! 다듬고 김치 담가서 숨죽으면 얼마 되지도 않아.' 하십니다. ^^


얼떨결에 다 받아들고 방에 들어와서 크기별로 다듬기에 돌입.

손톱에 물이 들고, 조금씩 몸이 꼬여오는데.. 어째.. 깻잎이 줄어들지 않더라구요. ㅠㅠ

'우와~~ 깻잎 지옥이다. 깻잎이 줄질 않아...' 소리치니,

남편이 카메라를 들고 나타나 사진 몇 장 찍고는 유유히 사라집니다.


작고 연한 잎은 끓는 물에 살짝 데쳐서 참기름, 간장, 액젓, 설탕 조금 넣고 조물조물 무쳐, 중간불에 후다닥 볶아 점심밥 상에 올리고,

큰 잎은 퇴근 후 양념장 만들어 김치로 담았습니다. 내일 점심쯤이면 맛있게 익어있겠죠? ㅎㅎㅎ

이거... 은근 밥도둑인데... ㅋ

'감사히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할머니~!'


hell2.jpg



 


  • haru

    2017-08-01 20:24
    나도 깻잎 좋아하는데..ㅋㅋ 삼겹살 먹으면 상추는 안먹고 깻잎만 두개씩 싸먹어. 깻잎향도 좋고.. 깻잎이 허브인건 알지?ㅎㅎ 살빼야는데.. 배고프당.. ㅠㅠ
  • 써니

    2017-08-04 09:47
    맞아.. 깻잎은 고기먹을땐 필수지..ㅎㅎ 다이어트와 허기는 너무 친해서 탈이고~~^^
  • 深圳최부장

    2017-08-02 18:32
    정말 깻잎지옥이네요~ 근데 난 신문이 더 눈에 띈다... 사진으로 봐도 숨막히는 여의도 역세권이 더 지옥같다는 느낌이 드네. [실화] 아프리카에 한 선교사님이 깻잎을 무지 좋아 하시는데 위문품으로 캔깻잎을 선물받은거였죠. 아껴서 채썰듯 썰어서 조금씩 먹었는데 어느날 이웃 선교사님이 오셔서 글쎄 그 깻잎을 맛있다고 두장씩 밥에 싸서 먹었다나요. 그 둘의 관계는 과연....... 그분들께 형수가 담은 깻잎김치를 보내드리고 싶네요.
  • 써니

    2017-08-04 09:52
    아프리카에서 쌓으신 내공이 있으실텐데.....^^; 타국에 살다보면 여기음식이 귀하긴하죠. 최부장님도 잘 아실테지만요..ㅎㅎㅎ 더운날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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