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순이

2018-05-23 21:42
삶을 무엇이라 이름 붙일까 ? 진달래 분홍 꽃 이름을 '문득'이라 불러본다. 어느 한적한 골목길에 피어난 목련꽃을 '홀연'이라 붙여본다. 담장에 삐죽 나오는 개나리를 '불현듯'이라 불러본다. 봄 밤에 핀 벚꽃을 '와락'이라 불러본다. 올 봄, 통풍처럼 불어오며 기억을 아프게 할 바람을 '화들짝'이라 부르자. 비틀거리며 간신히 내려오는 햇볕 한 줌을 '울컥' 이라 부르자 . 저 생에서 날아오는 새들을 '속절없이'라고 부르자. 그 구름을 보며 울고 있는 당신을 '하염없이'라고 부르자. 지나간 그 겨울을 '우두커니'라고 부르자. 겨울을 견뎠던 모든 것들을 '정처없이'라고 부르자. 봄날 내가 혼자 마신 술을 '물끄러미'라고 부르자. 술에 취해 떠올랐던 추억들을 '가뭇없이'라고 부르자. 슬픔을 주황이라 불러보자. 고독을 분홍이라 불러보자. 아픔을 연두라 불러보자. 눈물을 사랑이라 불러보자. 우리 그렇게 둥글게 환하게 불러보자. 그래 , 봄날에는 명사로 된 이름들을 바꿔보자. 간신히 가는 이 봄을 '우라질'이라고 불러보자. 사랑을 '젠장'이라 불러보고 , 밥을 '겨우 겨우'라고 불러보자. 밥벌이를 '육시럴'이라 불러보자. 경제를 '개떡같이'라고 불러보자. 인생은 그런것 같다. 어두운 버스 안에서의 꿈 같은것. 유리창에 맺힌 물방울 같은 것. 비가 내리는 쇼윈도우 같은 것. 쇼윈도우에 비친 거리 같은것. 그리고 저 먼 곳에 뜬 무지개 같은 것. 그리고 이 생을 , 살아내야만 하는 이 봄날의 숭고한 삶을.., 당신이 사는 달 - 권대웅 저 북 카페서 읽다 마음에 와 닿아 옮겨 본다. 진달래 , 개나리 , 할미꽃 ,산나리꽃 지천으로 피던 내 고향 활골이 가슴이 먹먹해지며 아프도록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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