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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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농사가 일단락되었다. 심어야 할 것을 다 심었다는 뜻이다. 추위가 가신 후부터 조금씩 소소하게 해왔던 일들이다. 상추를 갈았고 파씨를 뿌렸으며 감자를 놓았고 완두콩을 심었다. 단어의 형태는 다르지만 의미는 같다. 다양한 채소만큼이나 우리말도 풍성하다.


더러는 읍내 종묘사에서 모종으로 사다 심었다. 토마토, 파프리카, 가지, 양배추, 브로콜리 같은 녀석들이다. 직접 만든 모종도 있다. 여기저기서 구한 씨앗을 포트에 넣고 키웠더니 대부분 발아했다. 사진에서 잔디 인형처럼 생긴 것은 잔디다. 마당 잔디가 죽으면 보식하기 위한 일종의 '백업 플랜'이다. 아주 심기엔 약간 이른감도 있으나 비 예보가 있어 토요일 오후에 자리를 찾아 옮겨 심었다.


발아하지 못하고 여태 포트에 남아있는 유일한 녀석은 여주다. 씨앗 껍질이 단단해 귀퉁이를 살짝 깨고 심었음에도 여전히 싹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시시때때로 물주며 애면글면하는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요지부동이다. 인간이 모든 걸 하는 듯하지만 씨앗 하나 틔우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음을 절감하고 있다. 생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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