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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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골에서 충남대병원 장례식장까지 밤길을 달려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마을 할머니께 마지막 인사 가는 길, 낯선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계단을 내려가 모니터 앞에서 잠시 머뭇거렸다. 6분향실 유가족 명단에서 마을분들이 부르시던 아무개를 찾은 후에야 할머니 존함을 알게 되었다. 늘 '고모님'이라 불렀기에 굳이 여쭤볼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탓이다. 고모님은 그렇게 세상 떠나시는 날 본인이 누군지 알려주셨다. 활골에 내려온 이후 처음 꺼낸 검은 정장을 입고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제단 위에 올려놓았다. 고모님은 영정 속에서 편한 모습이셨다.


지난해 가을, 건강이 안 좋아 대전으로 나가신 이후 다시 뵙는 자리가 마지막이 되었다. 이별은 늘 예고하는 법이 없다. 장례식장을 오가는 차 속에서 아내와 함께 그 짧은 인연을 추억했다. 지지난해 겨울, 건조기에 넣어준다는 이야길 듣고 무를 가져갔더니 써는 법을 알려주시며 더 썰어오라시던 일이나, 지난여름 지나던 길에 우리 돌담 앞에 잠시 서서 이것저것 물어보시던 모습이 떠올랐다. 오늘 저녁 마을을 한 바퀴 도는데 고모님 댁 앞에서 걸음이 느려졌다. 담장 위로 환하게 핀 자두꽃이 봄바람에 흔들거렸다. 천천히, 마치 인사라도 하듯.


김정희 할머님, 그동안 여러모로 감사했습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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