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가능성이다

possibility.jpg


돌담 앞에 꽃잔디를 심었다. 지난해 해바라기를 심었다가 드러눕는 바람에 애를 먹어서 바꿨다. 아무래도 키 작은 꽃이 가꾸기 수월해서다. 가만두어도 들풀이 자라긴 할 텐데 예쁜 꽃들로 지나가는 이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었다. 작은 욕심이다. 채송화를 심으려 했으나 지난해에 조금 밖에 나지 않아 긴 돌담을 채우기엔 하세월일 듯했다. 결국 읍내에 나가 화원에서 꽃잔디 모종 열 두개 한 판을 사 왔다. 이미 만개한 꽃이 환하다.


활골에 와서 처음 심은 꽃도 꽃잔디다. 두 해 전 이 화원에서 모종 몇 개 사다 데크 앞에 심은 것이 자리잡아 많이 퍼졌다. 그러나 아직 개화 전이다. 아마도 산골이라 기온 차이가 있어서일게다. 이제 막 진홍빛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려는 찰나다. 하지만 그 안에 무수히 많은 꽃이 잠재되어 있음을 안다. 머지않아 줄기따라 뻗어 나간 끝 하나하나에서 수백 개의 꽃으로 피어날 것이다. 그날이 오면.


비록 지금은 초라해 보일지라도 아름다움이 드러날 때가 오고야 만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고 오래 보아야 사랑스러운' 것처럼 알고 보아야 가능성이 눈에 들어온다. 안병무 선생은 그의 책 <너는 가능성이다>에서 "만일 오늘 나에게 메피스토펠레스가 오늘까지 쌓은 나의 모든 업적을 아무런 보장이 없는 젊음과 바꿀 용의가 있느냐고 물어 온다면 나는 선뜻 그 젊음을 선택할 것이다. 젊음은 가능성이다"라고 했다. 가능성은 꽃이건 사람이건 무한한 매력을 지녔다. 이제 그 봄이다.

  • 양수리

    2016-04-07 09:49
    좋은 글이네요. 흙도 밟고 비도 좀 맞고 싶은 날씹니다. 백색 꽃잔디도 한두 포기 심어주면 더 이쁠듯하네요
  • 내일

    2016-04-07 12:14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받아둔 흰 봉숭아 씨가 있어서 사이사이에 뿌릴까 생각 중입니다.
  • 고니

    2016-04-08 00:26
    아 나도 아직 그 가능성을 가진 사람이겠지? 라는 생각...
  • 내일

    2016-04-08 23:43
    '아직'이라니. 우린 죽을 때까지 가능성을 가졌다. ㅎ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