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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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얼었다. 겨울에 어는 것이야 이상할 게 없지만 문제는 집 안으로 들어오는 물이라는 점이다. 지난 주말 서울에 다녀오느라 집을 하루 비웠더니 벌어진 일이다. 간헐적으로라도 사용하면 괜찮지만 물의 흐름이 멈추니 얼어버린 모양이다. 영하 18도의 한파가 몰아닥친 흔적이다. 지난겨울에도 몇 차례 겪었던 일이라 놀랍지는 않다. 욕실 쪽으로 들어오는 지하수 파이프가 아주 잠깐 지상에 노출되는데 그 부분이 언 듯했다. 취약한 부분은 언제고 문제가 된다. 낡은 이불로 감싸고 스티로폼으로 막은 후 나무틀로 덮어 두었건만 동장군과의 싸움에는 역부족인 모양이다. 수세에 몰린 아군을 구하려 헤어드라이어를 들고 반격에 나섰다. 캄캄한 밤 손전등 불빛에 의지해 그저 막연한 짐작으로 열풍을 쏘아대는데 눈까지 내린다. 설상가상이다. 더군다나 드라이어가 과열되는 것을 막으려면 달래가며 해야 한다. 이제 그만 하고 내일 다시 하자는 마음속 속삭임과도 싸워야 한다. 추위 속에서 한 시간 남짓 악전고투한 끝에 물님이 다시 행차하기 시작했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며 난로에 손을 녹이고 몸을 뎁힌다. 올해 겨울도 심심치 않다. 다이나믹 활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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