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양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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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7년 차 안식년이라 아무것도 안 심었지만 지난 6년간 우리가 먹는 채소만큼은 자급자족 해왔다. 해마다 약간씩 변화를 주긴 했으나 대부분의 채소를 한 번씩은 심어본 듯하다. 다만 텃밭이 크지 않아 이리저리 구역을 나눠 이모작을 해야 효율적이다. 이를테면 감자를 3월에 심어 6월에 캔 밭에는 8월에 배추를 심고 11월에 수확한다. 그러나 양파는 8~9월에 파종해 밭에서 겨울을 나고 그다음 해 5~6월에 수확하는 특성 탓에 다른 작물을 다시 심기 어려워 그동안 한 번도 심지 못했다.


어제 아침 밖에서 누가 부르셔서 문을 열어보니 김정님 여사님이시다. 공교롭게도 내 어머니와 이름과 연세가 같은 걸 우연히 알게 된 후로 아내와 나는 꼬박꼬박 여사님으로 부르는 분이다. 햇양파라며 맛이나 보라며 한 봉지를 건네시고는 감사하다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손사래 치시며 가신다. 안식년이라 게으름 피우는 것을 아신 것인지 아니면 우리 텃밭에 양파를 심지 않았던 걸 아신 것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이렇게 뜻하지 않게 채워지고 심지도 않고 거두는 일이 적지 않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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