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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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집이 헐렸다. 만우절 농담인가 싶었는데 오늘 일어난 일이다. 정확히 아침 7시 30분부터 군사작전 하듯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나무 대들보에 흙으로 채운 집이라 그런지 중장비 집게발에 맥없이 쓰러져 내렸다. 엄청난 먼지가 몇 차례 휩쓸고 지나간 게 전부다. 집 한 채가 사라지기까지 하루가 채 걸리지 않았다. 우리가 이사 오기 전부터 비어있던 뒷집은 오래되고 낡아 폐가에 가까웠다. 간혹 활골을 부러워하는 이들에게 뒷집 비어있다고 알아봐 줄까냐고 묻곤 했는데 이젠 농담거리가 하나 줄어들었다. 담장처럼 버티고 섰던 집이 사라지고 나니 뒷문으로 내다 보는 시야가 탁 트였다. 딱히 정 들것도 없고 사연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옆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묘하다. 잘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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