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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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새로울 건 없다. 해마다 이맘때 하던 일이다. 한 트럭의 나무를 샀고 엔진톱을 꺼냈다. 마치 겨울의 끝자락을 확인이라도 하듯 가볍게 설레기까지 했다. 장화를 신고 귀마개를 하니 엔진톱의 떨림마저 금세 익숙해진다. 오랜만의 기지개가 고단한 통증으로 바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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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새롭지는 않다. 닳을대로 닳아 로고마저 다 지워진 가이드바와 연마해도 더 이상 날카롭지 않은 톱날이 발목을 잡는다. 두어 번 갈아쓰다 아껴두었던 교체품을 꺼냈다. 지난해 누나에게 받은 생일선물이다. 덕분에 새 톱을 산 듯 수월하게 진도가 나간다. 무료한 겨울을 비집고 봄이 들어오고 있다.


  • 觀雲

    2020-02-08 05:49
    엔진톱 소리가 고요한 활골을 시끄럽게 하겠네요. 어릴적에 무뎌진 톱을 줄로 날을 세우는 선친 작업을 보고 신기하게 생각하였죠. 톱에서 나오는 고운 쇠가루, 엔진톱이 아닌 일반 톱으로 나무를 자르는 것도 재미가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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