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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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같이 꽃을 볼 수 있어 좋다. 나무에 꽃이 피고 풀에 꽃이 핀다. 아는 꽃, 모르는 꽃 천지다. 한 꽃이 지면 다른 꽃이 고개를 내민다. 봄여름가을은 물론이고 조금이라도 따뜻한 날이 이어지면 겨울에도 드물게 꽃을 볼 수 있다. 계절 따라 매번 새로운 꽃이 인사를 건넨다. 간혹 마음이 휘몰아칠 땐 마당을 서성이며 꽃으로 달래기도 했다. 지천에 흐드러지게 핀 꽃을 가까이에서 볼 요량으로 철마다 꽃을 꺾어 집안에 들이기도 했으나 이내 단념하고 화병을 치웠다. 피어있는 그 자리가 가장 아름다워 보여서다. 보고 즐거웠으니 만족한다. 그걸로 됐다.


열흘 전 도로 포장하던 날, 마을 어귀 목련 가지 하나가 부러졌다. 아마도 키 큰 중장비가 무심결에 치지 않았을까 싶다. 산책길에 우연히 발견하고 가지째 집으로 가져왔다. 이제 막 맺힌 꽃망울들이 눈에 밟혀서다. 먼지 앉은 화병을 꺼내 물을 가득 채우고 잔가지별로 잘라 꽂아두었다. 그저 덜 자란 꽃봉오리가 측은해 한 번쯤 활짝 필 기회를 주고 싶었다. 오늘 아침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엷은 목련꽃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있다. 사진을 찍어두려고 데크 위로 화병을 꺼내자 점박이가 다가왔다. 잠시 꽃향기를 맡더니 그대로 돌아선다. 자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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