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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을 샀다. 지난여름에 결정했으니 구입은 기정사실이었으나 언제 어떤 제품을 사느냐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이럴 때 찾는 친구가 있다. 검색의 제왕이자 선구안이 탁월한 친구다. 그의 추천으로 산 물건 가운데 만족스럽지 않은 게 없다. 만약 그가 콩을 팥이라 한다면, 한 번쯤은 콩이 팥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볼 듯하다. '백색가전은 LG'라는 말에 내심 그리 기운 상태에서 그에게 자문을 구했다. 동의를 기대했는데 에어컨 전문회사 제품을 사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대기업 제품과 성능은 차이 없으면서도 20~30만 원 더 저렴하다는 말까지 덧붙였다. 대화가 오간 것은 2월이었으나 한 달을 기다려 이제야 샀다. 새 학기를 앞둔 이사 철에는 주문이 밀릴 수 있으니 3월에 지르라는 교시가 있었던 탓이다.


엊그제 봄맞이 작업 리스트를 작성하다 미뤄둔 에어컨이 떠올랐다. 이제 3월도 됐고 추위도 어느 정도 물러갔으니 이때다 싶어 바로 주문하기로 했다. 우선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로 들어갔다. 카테고리 가운데 에어컨/냉난방기를 선택하니 4478개가 떴다. 거기에서 '벽걸이형'을 택하니 413개로 줄었고, 제조사를 '캐리어'로 지정하니 93개가 되었으며, 면적을 7평에 해당하는 22.8㎡ 이하로 지정하니 35개가 남았다. 마지막으로 에너지효율을 1등급으로 한정하니 3개로 압축되었다. 그 가운데 인기상품 1위이자 가장 저렴한 ARC07VRC가 간택되었다. 모델은 골랐고 어디서 사느냐만 남았다. 몇백 원 차이로 최저가를 경쟁하는 여러 업체 가운데 리뷰를 보고 믿을만한 전자랜드를 택했다. 최종가 47만9590원.


이틀 만인 오늘 전화가 왔고 오후에 에어컨이 배송되었다. 전문가인 설치 기사와 단독주택인 우리 집은 찰떡궁합이었다. 에어컨을 벽에 척 걸더니 구멍을 뚫어 배관을 밖으로 뺐다. 실외기는 미리 깔아놓은 커다란 호박돌 두 개 위에 안착했고 기본 배관이 남을 정도였다. 작업은 30분도 걸리지 않아 일사천리로 마무리되었다. 시험운행 후 리모컨과 매뉴얼이 남은 대신 박카스 두 병이 따라갔다. 주위의 열화같은 성화(!)에 힘입어 새 식구를 집에 들였다. 50만 원도 채 안 되는 금액으로 올여름 더위를 미리 보냈다. 다만, 2인 이상 거주 시 에어컨을 켜자는 규칙이 추가되었다. 이제 여름에 누가 와도 덜 미안하게 됐다. 에어컨 없이 사는 동지들에게 석별의 정을 담아 탈퇴 소식을 전한다. 에어컨 사시라. 미리 사시라.


  • 양천

    2019-03-15 05:16
    보기만 해도 만족스럽네... 축하!
  • 내일

    2019-03-15 07:10
    보기만 하려고. ㅎㅎ
  • 누이

    2019-03-16 10:43
    열화와 같은 축하를~~ 짝짝짝^^ 이젠 여름이 기다려지는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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