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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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에 대한 오해 가운데 하나가 '건강'이다. 흔히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사니 건강하겠다는 말을 많이 한다. 딱 잘라 틀렸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상관관계는 별로 없어 보인다. 땅덩어리 작은 나라라 서울에 미세먼지 심하면 여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약간의 대기 질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앞뒤 산 어디에도 중국발 황사를 막아주는 우산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물도 마찬가지다. 우리도 마트에서 생수 사다 마신다. 지하수가 나쁘진 않으나 마르고 나면 허연 물 자국이 남는 것을 본 후 아내가 결정한 일이라 따르고 있다.


귀촌 후 오히려 활동량이 줄었다. 버스가 하루 세 번 들어오는 곳이라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차를 샀고 그게 일상이 되었다. 불편하다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편해졌다. 그래서 문제다. 걸을 일이 없다. 서울 살 땐 지하철만 타도 한참 걸었으나 마당에 차를 대니 차에서 집까지 열 발짝도 안 되는 거리다. 읍내 어딜 가도 마찬가지다. 도시와 달리 마트건 식당이건 가게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다. 재택근무라 일부러 마음먹지 않으면 나갈 일도 없다. 일요일에 교회 갔다 와서 다음 일요일까지 한 번도 나가지 않은 적도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괜찮다. 텃밭 시즌이 개막하면 손이 부족할 정도로 움직일 일이 많다. 무더운 여름을 제외하곤 목공소에서 일하느라 뚝딱거리며 지낸다. 새벽엔 조깅을 하고 저녁엔 동네 어르신들과 함께 산책을 한다. 문제는 겨울이다. 해가 짧기도 하고 추운 날씨 탓에 움츠러들기 딱 좋은 환경이다. 새벽에 눈은 떠지는데 따뜻한 화목 난로를 등진 채 춥고 어두운 밖으로 발걸음을 떼기 쉽지 않다. 도시로 피한 가신 어르신들이 돌아오실 때까진 저녁 산책도 휴지기다. 올겨울 통틀어 아내와 함께 산책한 게 손에 꼽을 정도다. 유난히 심했다.


활동량이 줄어드니 요지부동이던 몸무게가 살짝 늘었다. 초콜릿이 주범으로 지목되었다. 원래 좋아하기도 했지만 지난 연말 여기저기서 각종 초콜릿이 많이 들어온 탓이다. 미국 사는 친구네까지 보내왔다. 무려 초콜릿계의 명품 고디바다. 정작 미국 살 땐 비싸서 거의 먹질 않았는데 그걸 종류대로 보내왔다. 천상의 맛이다. 고마운 마음에 맛있다고 했더니 한 달도 되지 않아 더 많은 양을 또 보냈다. 이러다간 안 될 것 같아 여기저기 나눠 주었으나 한발 늦었다. 그 많은 칼로리가 내 몸에 고스란히 남았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다.


우연히 SBS 스페셜 재방송을 보게 되었다. 간헐적 단식이 주제라 눈길이 갔다. 그동안 활동량은 줄면서 영양분이 축적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빵을 먹고 종종 파스타를 즐기다 보니 탄수화물도 과잉이 아닐 수 없다. 간헐적 단식은 일정 시간 공복 상태를 유지하는 게 포인트인데 아침이라면 해볼 만하다. 빵을 안 먹게 되면 공복 시간은 늘고 탄수화물은 줄어 일거양득일 것 같다. 과학적인 근거를 참고하기 위해 책까지 샀다. 쟁여놓은 베이글을 다 먹고 나면 도전해보기로 했다. 시골이건 도시건 건강은 소중한 것이니까.


뱀발) 영훈아, 선영씨, 초콜릿 끊었습니다. 이제 그만 보내요. 흑.

  • 양수리

    2019-02-22 12:52
    아직 장작을 마련하지 않으셨나 보군요. 겨울엔 장작 자르고 쪼개는 작업을 운동삼아 한다면 간헐적 단식같은건 필요없을텐데.
  • 내일

    2019-02-22 13:59
    예리하시네요.ㅎ 앞산 벌목 작업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중입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간헐적 단식은 지금 당장의 문제라기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에서 좀 더 가볍게 살아보려는 노력 같은 거죠.
  • 누이

    2019-03-16 10:47
    나도 필요할것 같은데.. 책부터 사야하나?ㅋ
  • 내일

    2019-03-16 21:20
    급하지 않으면 기다리슈. 다음에 만나면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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