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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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서울에 다녀왔다. 딱 이틀 집을 비웠는데 욕실에 물이 끊겼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수도가 얼었기 때문이다. 부엌은 바닥에 매설되어 괜찮은데 욕실 파이프는 바깥에 노출된 구간이 있어 그렇다. 나무 덮개 안에 헌 옷과 이불로 감싸 두었으나 해마다 한두 번은 이런 일이 생긴다. 환기를 위해 욕실 창을 살짝 열어두었더니 안팎으로 추워 그랬나 보다. 매서운 추위도 아니었던 터라 방심하다 당했다. 방에 있는 디지털 온도계를 확인해보니 최저기온이 4.9도였다. 화목난로를 피우면 27도는 유지하다 보니 이 집이 얼마나 추운지 잊고 있었다.


늘 그렇듯 모든 문제에는 해법이 있다. 이번엔 연장선과 헤어드라이어다. 그리고 약간의 인내심은 언제나 유용하다. 5년 시골 생활에서 터득한 노하우다. 얼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파이프를 따라 뜨거운 바람을 반복해 쐬어주면 된다. 짧으면 20~30분이지만 언젠가 집을 여러 날 비웠을 때는 1시간 이상 걸린 적도 있다. 드라이어를 너무 오래 켜두면 고장 날 수 있으니 몇 분 간격으로 켰다 껐다를 반복해야 하는 게 팁이다. 이번엔 비교적 쉬었다. 야밤에 밖에서 20분쯤 떨고 있는데 욕실 창을 통해 아내 목소리가 구세주처럼 들려왔다. "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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