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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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휴가다. 크리스마스 지나서까지 쭉 쉰다. 오전에만 일하는 재택근무라 볼 일이 있더라도 오후에 하면 되니 휴가 쓸 일이 없었다. 시골에 살다 보니 여행 갈 마음도 들지 않았다. 산에 둘러싸여 자연 속에서 사는 삶이라 여행지나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굳이 돈 내고 펜션 가서 잘 이유도 없고. 내년 초에 가족들과 해외여행이 계획된 터라 다른 비행기를 탈 생각은 접었다. 그러다 보니 연차가 쌓였고 올해가 가기 전 소진차 휴가를 냈다. 거의 3주다.


노느니 염불한다고 휴가 동안 돈이나 벌자 싶었다. 쓸만한 가욋일이 없을까 하던 찰나에 제의가 왔다. 출퇴근 없이 편한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인 데다 도와달라는 말에 하기로 했다. 승낙은 했으나 이래저래 걸리는 일들로 마음이 개운하질 않았다. 무엇보다 짭짤한 수익이 아니었어도 선뜻 하겠다고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불편해졌다. 미안하다는 사과와 함께 없던 일이 되었다.


시간이 나면 벌목을 하고 싶었다. 춥고 고된 일이라는 걸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해보겠나 하는 생각에서다. 해마다 겨울이면 수종개량을 목적으로 군의 허가를 받아 간벌하는 업체들이 산으로 들어온다. 지난해처럼 마을 산에 벌목이 시작되면 찾아가 부탁해보려 했으나 어인 일인지 올해는 벌목공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결국, 책을 골랐다.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고 산 책 중에 읽는 거" 아니던가. 일단, 여섯 권이다.


<요즘 브랜드> 박찬용 지음, 에이치비프레스
<1세기 교회 예배 이야기> 로버트 뱅크스 지음, 신현기 옮김, IVP
<제0호> 움베르토 에코 지음, 이세욱 옮김, 열린책들
<성서, 역사와 만나다> 야로슬라프 펠리칸 지음, 김경민 양세규 옮김, 비아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지음, 난다
<Give People Money> ANNIE LOWREY 지음, Crown P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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