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733%

sweetpotato.jpg


28kg. 오늘 수확한 고구마의 무게다. 예년 같으면 많이 캤구나 하고 말았을 텐데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어졌다. 손에 잡히는 구체적인 숫자가, 혹은 노동력의 값어치가 궁금했다. 마을 할머니 댁에서 저울을 빌려왔다. 창고에 있던 것 중 큰 저울을 건네시며 "100키로까지 잴 수 있어" 하신다. 막상 재보니 작은 저울도 괜찮았겠구나 싶다. 요즘 햇고구마 시세가 10kg에 2~3만 원이라니 크기가 다양한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5만 원어치는 될 듯하다. 고구마순 심을 때 읍내 종묘사에서 1단에 6000원 주고 사 왔다. 8000원짜리 사라는 회유에 넘어가지 않길 잘했다. 그것도 절반 정도만 심고 나머지는 나눠드렸다. 가지고 있던 비닐 친 것 외에는 더 투자한 게 없다.


고구마는 원래 심어놓기만 하면 캘 때까지 어려움 없이 잘 자라는 작물이라 가끔 풀 정리하고 물 준 것 외에 품이 들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6000원 들여 5만 원 건졌으니 4만4000원의 이익이 남았다. 무려 733%의 수익률이다. 대개의 농사가 그렇듯 여기에 노동력을 계산하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친다는 게 함정이다. 하루 이틀 정도 그늘에서 고구마를 더 말린 후 광주리에 담아 보관할 예정이다. 겨우내 난로에서 구워 먹을 용도다. 후숙을 위해 며칠 더 두어야 하지만, 우선 잔챙이들을 골라 한 냄비 삶았다. 나는 맛을 보고, 아내는 고구마 껍질을 벗기고 두유와 함께 믹서에 갈았다. 식탁에 올라오는 고구마 수프는 값을 매길 수 없다. 내일 아침이 벌써 기다려진다.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