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읽은 책

books.jpg


매달 몇 권의 책을 산다. 읽기도 하고 놔두기도 한다. 사는 욕망을 읽는 행동이 따라잡지 못할 때가 많다.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고 산 책 중에 읽는 거"라는 소설가 김영하의 말에 위로를 받는다. 다만, 작은 집에 살면서 무한정 늘릴 수는 없는 노릇이라 도서 총량제를 시행 중이다. 산만큼 없앤다는 뜻이다. 깨끗하게 읽고 필요한 사람에게 주거나 모아서 팔기도 한다. 남겨둘 경우 다른 책이라도 처분해 더 늘리진 않는다.


책장을 모두 정리하고 전자책으로 갈아탈까 생각 해봤지만, 디지털 과잉 시대에 종이책이라도 없으면 무슨 재미일까 싶어 미루고 있다. 무더운 여름 읽은 책들을 생각나는대로 정리해봤다. 순서는 별 의미 없다. 사진 찍기 위해 크기대로 쌓다 보니 이런 모양새가 나왔다.


<뉴욕은 교열 중> 메리 노리스 지음, 김영준 옮김, 마음산책

미국 시사 교양지 <뉴요커>의 교열자가 쓴 책이다. '콤마퀸'(comma queen)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깐깐하기로 유명한 원칙주의자란다. 비슷한 업계 종사자로서 호기심이 발동해 산 책이었으나 기대에 못 미쳤다. 책의 문제라기보다는 내 예상과 달랐기 때문일 것이다. 오히려 언어의 차이를 뛰어넘기 위해 노력한 번역자의 정성이 눈에 띄었다.


<American Born Chinese> 진 루엔 양 지음, 스퀘어 피쉬

흔히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이라 부르는 미국 만화다. 중국계 미국인 작가 진 루엔 양이 미국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소년의 성장기를 서유기와 절묘하게 엮어냈다. 2007년 아마존에서 올해의 그래픽 노블상을 받았다는데 지금도 청소년 New Experiences Fiction 분야 베스트셀러 1위다.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짠한 마음이 들만한 내용이다.


<가난한 예수> 김근수 지음, 동녘

"가난한 사람의 눈으로 본 <루가복음>"이라는 부제가 달린 누가복음 해설서다. 가톨릭 평신도 신학자이자 대표적인 해방신학자인 김근수가 쓴 책답게 돌아가는 법이 없다. 돌직구다. "예수 믿으면 부자 된다는 말은 거짓이요 사기다. 예수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그냥 쭉 읽어도 좋고 누가복음을 읽으면서 필요할 때마다 꺼내 봐도 좋을 책이라 책장에 남았다.


<역사의 역사> 유시민 지음, 돌베개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출간 이후 지금까지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좀 야박한 평가일지 모르겠으나 저자의 이름 덕인 듯하다. 그렇다고 부족한 책이란 뜻은 아니다. 그가 아니었다면 누가 역사서술의 역사에 대중의 관심을 이만큼 모을 수 있었을까. '지식소매상'을 자처하는 그답게 한 번씩 한 분야를 선정해 정기적으로 이런 작업을 계속하면 좋겠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 볼프강 슈테게만, 에케하르트 슈테게만 지음, 손성현, 김판임 옮김, 동연

2012년에 산 책인데 이제야 읽었다. 논문처럼 매우 건조하고 딱딱해 쉽게 읽히지는 않는다. 궁금해 산 책이라 흥미로운 부분만 찾아 읽었다. 저자는 독일에서 태어난 쌍둥이 신약성서 학자로 주석과 참고문헌만 해도 140여 쪽에 이른다. 좀 더 대중적인 책이 나오면 좋겠다. 4만 원이나 하는 책값이 아까워 일단 보관하지만 필요로 하는 사람을 만나면 넘겨줄 생각이다.


  • 고니

    2018-08-29 01:38
    <역사의 역사>는 주문해서 이제 도착하여 읽기 전.. <가난한 예수> 는 구입 망설였는데 구입해야겠다 생각 듬...<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 는 내가 활골 방문할 때까지 책장에 남아 있으면 넘겨받으려 함. ㅋㅋㅋ
  • 내일

    2018-08-29 07:24
    First come, first served.
  • 고니

    2018-08-31 05:06
    활골닷컴에 first came 했으니... 가능? ㅎㅎㅎ
  • 내일

    2018-08-31 20:36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라는.ㅎ
  • 구라목사

    2018-09-15 13:26
    눈팅만 하고 간간이 글만 퍼가다가 귀찮음을 무릎쓰고 회원가입을 한 이유는... 댓글을 남기고 <초기 그리스도교의 사회사> 책을 찜하려고 했는데... 아뿔싸 '고니'가 물어가 버린 듯.. ㅠㅠ 역시 인생은 작은 것도 큰 것도 내 맘대로 안 되는 거.. 글만 퍼갈께. 며칠 후에 보도록 하자 ㅋ
  • 내일

    2018-09-15 17:46
    아... 여긴 회원제 사이트 아니라서 가입 없이 누구라도 댓글을 쓸 수 있습니다. 처음에 사이트 만들 때 회원 메뉴가 디폴트로 딸려왔을 뿐입니다.ㅎ 위에도 썼지만, 책은 가져가는 사람이 임자라 먼저 오시면 됩니다. 안타깝지만 고니는 미국에 있어서. ㅎㅎ
  • 구라목사

    2018-09-19 21:08
    고니...미안해요~^^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