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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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목시장이란 곳을 처음 가봤다. 겨울에 동사한 체리나무를 대체할 나무를 구하기 위해서다. 흔히들 이원묘목시장이라고 하길래 일반 시장처럼 줄지어 선 가게에서 묘목을 파는 줄 알았다. 충북 옥천군 이원면에 농원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전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컸다. 우리나라에서 첫 묘목특구로 지정되었단다. 처음 보는 나무도 많고 멋진 조경수들이 즐비한 곳이라 구경만으로도 즐거웠다. 수종을 결정하지 않고 갔다면 고르는 데만도 시간이 꽤 걸렸을 듯하다.


나무 전문가인 목사님께 자문을 구해 몇 종을 미리 추천받았다. 예배당 앞에 소박한 흰 꽃을 피운 이팝나무가 마음에 쏙 들었다. 묘목을 심으면 자라기까지 하세월일 듯해 두 곳의 농원을 거쳐 어린 이팝나무를 찾았다. 굵기는 가늘지만 키가 문제였다. 가지를 쳐주겠다고 했으나 아까운 마음에 어떻게든 싣기로 했다. 다행히 차가 왜건 스타일이라 뒷좌석을 접고 조수석에서부터 실어 트렁크 문을 살짝 열어둔 채 묶었다. 차에 나무를 싣고 산을 넘어 집으로 오는 내내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죽은 체리나무를 캐내고 이팝나무를 심었다. 어깨너머 배운대로 구덩이를 파고 심은 후 물을 흠뻑 주고 지지대까지 세웠다. 심고 보니 우리 집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다. 미래 선물 프로젝트실패를 딛고 재개되었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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