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값

before.jpg


차양이 망가졌다. 몇 주전 불어닥친 강풍 탓이다. 조짐은 전부터 있었다. 투명 골판이 탁해졌고 여기저기 금 가면서 깨지기도 했다. 각재에 빗물이 스며들어 썩기 시작했고 나사가 헐거워졌다. 결국 한쪽이 파손됐고 빗물이 들이쳤다. 처음 차양을 설치하면서 싼 재료를 이용했기 때문일 게다. 각재는 흔히 인삼밭 지주목으로 사용하는 낙엽송을 샀고 차양재 역시 제일 저렴한 썬라이트를 골랐다. 비 가림만 하면 되니 굳이 비싼 자재를 쓸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4년 동안 눈과 비를 막아주었으니 그 정도면 임무를 훌륭히 완수한 셈이다.


말짱한 투바이포 기둥만 그대로 두고 나머지는 모두 걷어냈다. 분해는 조립의 역순. 나사로 결합해둔 거라 수월하게 해체할 수 있었다. 아연 도금된 나사라서 녹도 슬지 않고 깨끗해 모두 재사용했다. 작은 것 하나도 돈값을 하는 세상이다. 각재는 미송 투바이포, 차양재는 렉산이라고 불리는 폴리카보네이트를 골랐다. 배나 비싼 만큼 강도가 우수하고 충격을 잘 견딘다 해서 주저 없이 선택했다. 오후에 읍내에 가서 재료부터 사 오느라 시간이 빠듯했으나 어두워지기 전에 마무리했다. 내일은 종일 비가 내린다니 데크에서 비구경이라도 해야겠다.


renewal.jpg


  • 양수리

    2018-04-15 22:13

  • 내일

    2018-04-16 08:57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