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성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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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A-

배추묘 스물한 개 심어 스무 개 건졌다. 아내가 열다섯 포기 주문했으나 혹시 몰라 넉넉하게 심었더니 기대 이상의 결과가 나왔다. 꽉 차지 않은 배추가 여럿인 것은 감점 요인. 아침마다 배추벌레 잡다 손이 시려 게으름 피운 탓에 겉잎에 구멍 송송송. 유기농 무농약 고려해 정상참작.


무 A

무씨를 줄뿌림하고 아까운 마음에 조금만 솎았더니 비교적 아담한 크기다. 넉넉하게 수확한 덕에 무청은 잘라 시래기 널고 무는 잘라 피클 잔뜩 담고 무차를 여러 병 만들었다. 김장에 넣고도 겨우내 먹을 양이 남았으니 이번 시즌 최우수 작물.


갓 B-

지난해 갓이 덜 자라 김장에 사용하기 어려웠다. 앞집 담장 아래 살짝 그늘진 곳이라 올해는 조금 일찍 파종했더니 웃자랐다. 늘 어렵다. 초반 무수한 벌레들의 공격으로 초토화되었다가 막판에 속잎 올라오며 회복해 김장용으로 턱걸이.


쪽파 D

마을 분들 다 심으신 걸 뒤늦게 알고 한참 후에 심었더니 덜 자랐다. 이제 겨우 한 뼘인 데다 여기저기 말라 있어 김장용은 읍내에서 사 왔다. 그대로 두면 내년 봄에 수확할 수 있다고 하니 낙제는 면했다.


당근 F

준비해둔 당근씨를 파종하려하자 어르신들이 너무 이르다고 만류해 미뤘다가, 까먹고 뒤늦게 뿌리려고 했더니 이번엔 너무 늦었다고 해서 포기. 낙제. 냉장고에 있던 당근이 대타로 투입되었다.


총평

텃밭 기말고사 성적이 이러하다. 시골살이는 원래 자기 주도형 학습이니 성적도 자기 채점이다. 이 성적을 잘 버무려 김장을 끝냈다. 아내의 노고가 크다. 부상으로 읍내에서 딥치즈버거가 수여되었다. 물론 셀프다. 짝짝짝


  • 제비

    2017-11-27 10:49
    성적 좋으신데요~ 저는 이번에 한냉사를 씌웠더니 엄청 성적이 좋았어요. 특히 무는 A++ 주고 싶어요. 크기도 크고 맛도 엄청 달고 좋아요(자랑질~) 그래도 벌레 잡아서 저 정도 배추 키우신거 보면 리스펙! 저는 작년 벌레 열심히 잡아도 배추가 청경채와 비슷했거든요 ㅎㅎㅎ 쪽파는 저도 해마다 안 되네요... 일찍 심어도 잘 자라지가 않아요..이곳은 추워서 쪽파 같은 것이 잘 안 된다고 하기는 하지만 잘 모르겠어요 ㅠㅠ 어쨌든 텃밭이 비고 김장도 하셨으니 마음 든든하시겠어요. 따뜻한 겨울 보내시기를요^^
  • 내일

    2017-12-01 07:34
    '한냉사'라... 내년에 도전해봐야 하는 건가요. 텃밭이 정리되고 나면 마음이 편한 건 아는 사람만 아는 기분이겠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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