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호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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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참 전의 일이다. 마을 들어오는 길에 늘어선 나무들이 뭔지 어르신들께 여쭤봤다. 추자나무란다. 추자?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궁금해했더니 되레 물으신다.


"잉? 그거 꼬숩고 맛있는디 안 먹어봤어?"
"네. 그거 파는 데도 있어요?"
"그라믄. 장에 가믄 팔지."


활골에 와서 처음 본 게 많았던 터라 으름이나 보리똥처럼 우리가 모르는 열매인가보다 했다. 그러다 근처에 호두나무가 있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어 다시 여쭤봤다.


"잉? 그게 그거여."


그렇다. 추자가 호두였다. 그냥 지나쳤으면 호두도 한 번 못 먹어본 도시 사람이 될 뻔했다.


#2
얼마 전에 앞집 할머니가 호두를 한 봉지 들고 오셨다. 금방 주워왔다며 젊어서 이 튼튼할 때 많이 먹으라신다. 한밤중에 갑자기 아프셔서 내 차로 병원에 모셔다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게 고마워 그러신 듯했다.


껍데기를 깨고 바로 까먹어봤더니 맛이 좀 이상했다. 마치 생땅콩 씹는 느낌이랄까. 알고 봤더니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려야 열매가 잘 건조되고 맛도 좋아진단다. 마트에서 사다 먹어보기만 했지 그런 과정이 있을 줄 어찌 알았을까.


따뜻한 가을볕에 한두 주 말려 다시 먹어봤더니 고소하다. 저녁 먹은 후 서너 개씩 까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난로를 피워 고구마를 구울 때까진 이거구나.

  • jebi

    2017-10-15 13:32
    우리 동네에서도 호두를 추자라고 하더라구요.. 호두를 따서 겉 껍질 벗기고 씻어 말려서 먹는다는 것은 저도 아는데 호두는 제가 더 잘 아네요! 급 잘난척 ㅎㅎㅎ
  • 내일

    2017-10-16 13:04
    사실 제가 호두만 잘 모르는 게 아닙니다. ㅎㅎ
  • evangelica

    2017-10-18 20:19
    추자가 호두인지는 나도 처음 알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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