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동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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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들여놓은 물확은 마당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단순히 물을 담아 놓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실제로 그런 기능을 하고 있다. 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은 물론 크고 작은 새들도 여기 와서 목을 축이고 간다. 그동안 부레옥잠이나 물배추 등을 심었는데 겨우내 관리가 마땅찮아 올해는 연으로 갈아탔다. 교회에 연 농장을 하는 분이 계셔서 씨앗을 얻을 수 있었다. 물확 바닥에 흙을 좀 깔고 심었더니 하루가 다르게 연잎이 올라오고 있다.


며칠 전부터는 개구리까지 등장했다. 생각 없이 다가갔다 난데없이 튀어 오르는 녀석 탓에 놀라기도 했다. 그 이후 내 눈치를 살살 보는 게 여기 눌러앉을 속셈인 듯하다. 이런 류의 무단점유 시도는 재작년부터 두어 차례 있었다. 그때마다 몽땅 잡아다 냇가에 풀어주곤 했다. 그렇지않아도 작은 물확인데 개구리알만 우글대거나 밤새 개구리 합창이라도 듣게 될까 저어한 탓이다. 거기에 더해 뱀을 불러들일 것을 염려한 측면도 있다.


한해 넘게 조용했는데 다시 나타난 개구리 탓에 살짝 고심했다. 녀석도 내 맘을 아는지 매우 예의 바르게 행동 중이다. 물속에서 얼굴만 드러내놓고 있다 간혹 위로 올라와 볕을 쬐는 게 일과다. 이따금 벌레를 잡아먹는 건 생각지 못한 플러스 요소다. 나름 작은 정원인데 개구리가 없을 수 있겠나 싶어 일단 같이 지내보기로 했다. 이런 결정을 내리고 나니 연잎 아래 또 다른 왕눈이 슬쩍 고개를 내민다. 아뿔싸, 한 마리 더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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