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그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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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중요하다(Size Does Matter)." 한때 유행했던 영화 <고질라>의 광고 문구처럼 때론 크기가 다른 모든 걸 압도하기도 한다. 자연의 친구들도 예외는 아니다. 어젯밤에 찾아온 불청객은 장수풍뎅이였다. 풍뎅이 종류 중에서 가장 몸집이 크다는데 방충망에 달라붙어 내는 소리 또한 위협적이었다. 덩치 믿고 까부는 듯해 밤사이 유리병 안에 가둬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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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첫 대면은 박각시나방 애벌레였다. 데크 위에 떨어져 있는 배설물(사진 오른쪽 검은 물체)을 보고 직감했다. 몸집과 배설물의 크기가 비례하는 건 자연의 이치다. 누더기가 된 포도나무 잎사귀 사이를 추적한 끝에 찾아냈다. 대형나비목에 속하는 곤충답게 포도잎 갉아먹는 게 순식간이다. 한두 번은 꼭 만나는데 올해는 일찍 잡힌 탓인지 지난해보다 작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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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 토마토 따는데 파먹고 갉아먹은 것 천지다. 발자국으로 추정컨대 파먹은 건 고양이 소행 같다. 배짱 좋게 갉아먹고 있는 민달팽이를 현장에서 포획했다. 관례에 따라 피의충의 키를 알 수 있도록 자를 대고 '머그샷'(mug shot)부터 찍었다. 다들 초범이라 텃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훈방 조치했다. 불법 저지른 장관도 석방하는 세상인데 이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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