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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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 목욕탕이 생겼다. 내가 만든 게 아니고 사람을 위한 것도 아니다. 물을 사용하지도 않는다. 새가 만든 흙목욕탕이다. 지난주 집을 비우기 전부터 조짐이 보였다. 들깨 심은 텃밭 옆으로 살짝 파놓은 흔적이 있었다. 처음엔 뭔지 몰라 간혹 오는 고양이나 족제비 소행으로 생각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겨 슬쩍 발로 흙을 채워놓기도 했다.


그러다 우연히 참새가 흙목욕 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바로 그 자리다. 가족인지 친구인지 줄지어 다녀가기도 했다. 날이 더워 그런 게 아닐까 추정할 뿐이다. 이후로 텃밭에 물을 줄 때도 건드리지 않기 위해 조심하고 있다. 이 정도면 사용료를 좀 받아도 되지 않나 싶은데 어떻게 청구할 방법이 없다. 박씨라도 하나 물어다 주면 딱 좋으련만.

  • 을지로

    2017-06-13 09:59
    진귀한 모습을 포착했네. 박씨를 바란다면 제비를 기다려야...
  • 내일

    2017-06-16 23:12
    꿩 대신 닭이라고... ㅎ
  • 深圳최부장

    2017-07-15 00:41
    형님 그렇게 안봤는데 생각보다 음흉하시네요. 온가족이 목욕하는것을 보셨다니 다분히 고의성이 보입니다요. *^^* 꿩대신 닭이라...... 흠, 인적이 드문 산골에 사시는 관계로 그러셨다는 것이죠? 정상참작 해드리겠지만 다음부터는 조심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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