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가 재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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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수돗가를 다시 만들었다. 수돗가가 깨져서이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아서이기도 하다. 3년 전, 갈라져 있던 수돗가에 두껍게 몰탈(시멘트+모래)을 발랐으나 몇 번의 겨울을 지나며 다시 금이 갔다. 지난해 금산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가속화된 측면도 있는 듯하다. 결정적으로 수돗가가 지표면보다 위에 있어 살짝 생뚱맞기도 하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다시 만들어야지 생각만 하다 지난 화요일에 시작해 토요일에 완공했다. 오후 시간만 이용하는 데다 동네 개울가에서 큰 돌을 찾아오는 게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렸다.


처음에는 수돗가 옆에 길게 홈을 파고 물을 가둬 연꽃을 심을 생각도 했으나 일이 너무 커지는 듯해 접었다. 대신 허브와 잔디를 심는 것으로 달랬다. 지난번 수돗가 작업 이후 생애 두 번째 미장 작업이다. 인터넷을 검색해봤으나 대부분 벽돌이나 타일을 이용한 작업이라 나처럼 돌을 주워다 쓰는 방식을 찾기 어려웠다. 머릿속에 청사진을 그리고 작업하면서 조금씩 수정해나갔다. 누군가 나처럼 작업할 이를 위해 참고삼아 기록을 남긴다. (나 같은 초보를 위한 팁이니 전문가들은 패스해주시라.)



1 > 바닥이 깨진 기존 수돗가다. 경계석 왼쪽으로는 마당이고 오른쪽은 텃밭이다.
2 > 수돗가가 지표면 위에 있는 게 보인다. 바닥을 해머로 내려치니 의외로 쉽게 부서졌다.


3 > 콘크리트를 걷어내니 바로 흙이 드러났다. 배수관이 깨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4 > 배수관에 흙이 들어가지 않도록 비닐로 막고 주변 흙을 긁어냈다. 배수관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30cm 정도 파냈더니 외발수레 7대 분량의 흙이 나왔다.


5 > 기존 테두리 경계석은 파내고 개울가에서 새로 구해왔다. 넓고 크고 평평한 자연석으로 골랐다.
6 > 안쪽으로 직사각형이 되도록 선에 맞춰 경계석을 세우고 뒤쪽 흙을 다져 지지해주었다. 중간에 의자 대용으로 사용할 큰 돌도 넣었다. 경계가 정해진 후 바닥에 큰 자갈을 깔았다.


7 > 텃밭 흙을 망에 걸러 잔돌을 따로 모은 후 자갈 위에 한 번 더 깔았다.
8 > 자갈 위에 물을 뿌리고 여러 차례 발로 밟아 다졌다. 몰탈이 굳은 후 갈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와이어 메쉬도 깔았다.


9 > 몰탈에 물을 섞어 비빈다. 바르는 작업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기 때문에 물을 약간 더 섞어 살짝 묽게 하면 빨리 굳지 않는다.
10 > 먼저 자갈 위에 시멘트 가루를 깔고 물을 뿌려 자갈 사이로 흘러 들어가게 했다. 그 위에 몰탈을 붓고 흙손으로 바른다. 굳은 후 물이 배수구로 잘 흘러가도록 경사도를 고려해야 - 전문용어로 '물매 잡는다'라고 - 한다.


11 > 바닥의 대략적인 높이가 결정되면 면에 맞춰 배수관을 잘라낸다.
12 > 아내의 요청에 의해 빨래판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넓적 돌을 구해 바닥에 고정했다.


13 > 바닥이 어느 정도 마른 후 공사일과 작업자를 새겼다. 나와 아내의 콜라보레이션이다.
14 > 경계석 주위로는 살짝 흙을 파고 허브와 잔디를 심었다.


Before & After > 이렇게 변했다. 잘라낸 배수관 파이프가 13cm인 것을 보니 대략 그 정도 깊어졌다. 욕심부려 자갈을 두껍게 깔고 몰탈을 5포나 발랐더니 파낸 것에 비해 깊지 않아 살짝 아쉽지만 지표면보다는 내려간 것에 만족한다. 그만큼 튼튼하게 작업했으니 오래도록 갈라지지 않고 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결산  >
제작지원 : 외발수레 - 예림원, 두발수레 - 반장님, 흙손 - 앞집 할아버지, 허브 - 양수리님

공사비용 : 총 2만7600원 = 와이어 메쉬 4000원 + 몰탈 2만2500원(4500원×5) + 잔디 1100원


  • ㅈㅇㅅ

    2017-05-26 08:43
    굳굳굳 이제 여름인데 샘가에서 펼쳐질 즐거운 미담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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